그녀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이 바뀌었다. 모녀가 함께 웃고 있는 그 사진을 보는 순간 한동안 가슴이 막히는 듯 했다. 나는 유타오리의 엄마를 처음 보았다. 임종을 앞둔 엄마의 얼굴은 옆의 딸의 슬픔 섞인 미소가 어색할 정도로 활짝 웃고 있었다. 지난 주일, 그 사진 옆에는 욥기 1장 21절의 말씀이 올라왔다.
"The LORD gave and the LORD has taken away; may the name of the LORD be praised." Job 1:21
주신자도 여호와시요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을지어다.
몇 달 전, 직장 동료인 일본인 유 타오리는 엄마에게서 암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유는 서둘러 일본을 방문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기도했다. 온갖 항암치료에도 말을 듣지 않던 암이 방사선치료에 호전되는 듯하여 함께 기뻐했었다. 유는 미국으로 돌아왔고, 미국인 남편과 그동안 때를 기다려왔던 일본 선교사로 파송받는 수속을 서두루는 중이었다. 그리고 지난 주, 유는 일본에서 가능한 빨리 집으로 돌아오라는 아버지의 전화를 받았다.
집에서 항암치료 중이시던 유의 엄마는 갑자기 고통을 호소하셨고, 병원으로 다시 이송되어 검사를 받아보니, 몸의 다른 곳으로 암이 전이되었다. 더이상 손을 쓸 수가 없어 호스피스를 신청했다고 했다. 소식을 들으신 총장님께서 비행기표를 지원해 주신다고 해서 그 다음주 월요일에 가기로 했는데 바로 다음날 엄마의 신장이 기능을 멈추었다는 소식을 통보받았다.
그 날, 떠날 채비를 하기에도 바쁠 텐데 유는 병원을 다녀온다고 했다. 오후에 오피스에 돌아온 그녀는 티셔츠를 입고 왔는데, 그 옷 위에는 Baby Makes Belly Go Round 아기는 배를 둥글게 만들어요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맙소사. 이 옷은 임산복이잖아. 너무나 혼란스러워 자기가 무엇을 입고 있는지도 모르는구나 생각하며 더 마음이 아파 차마 말도 못해주었다.
떠날 시간이 되어 잠시 유를 위한 기도모임을 가졌다. Mrs. Brown이 나보고 유를 보면서 뭐가 보이는 게 없냐고 물었다.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하다가, 순간 - 그녀의 티셔츠가 생각나면서 - 나도 모르게 정말이냐고 소리쳐 되물었다. 유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임신한 것이다.
엄마가 돌아가실 때, 그 딸은 배속에 새 생명을 잉태했다. 겉으로는 할머니가 되신 줄 아는 어머니는 새 생명으로 행복하실 거라고 위로했지만, 얼마나 손녀가 보고 싶으실까 하는 생각에 마음은 더 아프기만 했다. 이 무슨 영화같은 이야기란 말인가.
그렇게 유는 일본으로 급히 떠났고 며칠 뒤 이메일로 소식을 전해왔다. 엄마와 함께 떠나는 날 병원에서 녹화해간 초음파 동영상으로 새 생명을 함께 보았다고 했다. 엄마는 마지막까지 고통중에도 평안을 잃지 않으셨고, 마지막으로 예수님이 날 맞으시는구나. 하는 말씀과 함께 소천하셨다고 했다.
고국인 일본으로 이제 선교사로서 다시 돌아갈 유를 생각하며, 난 다시 이해할 수 없는 밀알의 진리를 떠올렸다. 하나님의 나라는 눈물과 생명의 씨앗에서만 잉태한다. 일본이 그리스도를 알수 있도록 그 삶을 드렸던 고인과 그 가족에게 하늘의 위로가 임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