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5.03
언제나 내가 가면 꼬깃꼬깃한 지폐를
당신의 쌈지 주머니에서 꺼내셔서는
내 손에 꼭 쥐어주시는
내 할머니.
우리 아버지의 엄마이시기도 하다.
(내 할머니라고 하면 꼭 아버지가 이렇게 주장하시기때문에)
인천국제 공항에서 오전 11시 비행기라서
국제선은 수속 2시간전에는 도착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월요일에 올라가서 부천 고모집에 들렸다.
할머니가 지금은 그 곳에 계신다. 조금 있으면 우리 집으로 다시 오실 것 같다.
할머닌 이제 92세시다.
다리가 많이 않좋아지긴 하셨지만
지금도 전봇대 밑이든, 화단이든
빈땅만 보시면 농사를 지으려고 하실만큼 건강하시다.
이젠 다시 검은 머리가 나서 반은 검은 머리이시다.
회춘이라 하던가?
내가 어릴 때에 나를 키우시기도 하셨고
내가 어릴 적에 동생은 부모님과
나는 할머니와 함께 자곤 했었다.
방학이면 할머니를 모시고 서울과 춘천을 누비고 다녔다.
처음 경웅이와 나를 보시자마자
또 다시 옛날 내가 동생 어릴적 우유뺏어먹고 놀러나간 이야기를 하신다.
언제나 웅이와 나를 보시면 이 이야기를 하신다.
건강하셔서 내 자식도 보실 수 있길.
남은 여생이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