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02

어제 유스 수련회를 끝냈다. 

너무나 감사하고 감사했던 3박 4일이었다.


오늘 교회에서 사역자 회의를 끝으로 얼른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까지 여름학기 한과목의 파이널 페이퍼를 제출해야하고

다른 과제들도 모두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목요일에 다른 한 과목의 시험을 끝내면 

일단 여름학기는 한단락 마무리 된다.


여름의 사역들도 거의 다 정리가 되어간다.

이제 한 달 정도 이런 저런 마무리와 남은 하반기를 준비하면

그렇게 여름이 마무리 되지 않을까 싶다.


직장에서의 일은 이제 가을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또 정신없이 바빠지겠지. 


과제 하나를 다 마무리 짓고

이제 큰 리서치 페이퍼만 남았다.

피곤하고 온 몸이 욱신댄다.

머리가 지끈거리는거보니 아무래도 신호가 오는 것 같다.


Monster 라도 사마셔야겠다싶어

잠깐 숨이나 돌리자 오피스앞 자판기에 갔더니

자판기가 고장이 나 작동을 안한다.


잠깐 망설이다가 조금 쉬는 것은 괜찮겠지 하는 생각에

그대로 차를 타고 가까운 Kroger로 갔다.


다리를 건너는데 언제나 그렇듯 호수위로 하늘의 장관이 펼쳐져 있었다.

뒤로는 달이 떠서 물에 달빛이 비취는데

앞으로는 어둑해지는 하늘의 짙은 파스텔톤의 그라데이션이 덮었다.


1년은 윔벌리에서 학교로 다니면서 

아침 저녁으로 하나님은 이 곳에서 

당신의 마음을 하늘을 통해 보여주셨었다.

카메라가 있어 조금이라도 그들을 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스쳤다.

좌우로 집들을 지나면서

불과 얼마전에 여기 주변을 조깅하면서

잠시지만 미진이와 함께 할 집도 생각해보았던 기억도 났다.


얼마 되지 않은 기억들이지만

뜨거웠던 여름이 그 모두를 마치 오래전 일처럼 느끼게 만든듯 했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감사했다.

그래서 자판기를 고장나게 하셨는가 보다 했다.


주차하면서 고생했으니 스스로에게 상도 줄겸

오늘 밤을 새면서 먹을 군것질 거리도 사야지 생각했다.

때마침 좋아하는 과일쥬스들이 매니져세일중이라서 많이 샀다.

며칠 전에 얘들 맛있는데 좀 싸면 좋겠다 생각했던 기억이 나서

물건대 앞에서 하나님께 고맙다고 혼자 좋아했다.


돌아오는 길에 차에 기름도 넣고

오는 길에 정석이가 수련회 전에 보내주었던 메일에 답을 못해주었던 기억이 났다.

이제 다시 페이퍼를 쓰려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그냥 마음을 한번 끄적거려보고 싶었다.

아직 시작도 안한 상황이라 이렇게 평안하면 안되는데 말이다.


수련회에서 나 개인적으로도 많은 은혜를 받았다.

사실은 이번 여름이 모두 내게 수련회같다.

뜨겁게 뜨겁게 나를 덮치는 풀무,

그 속에서 나는 완전히 녹아가고 있는듯하다.

찌꺼기와 불순물들이 드러나고 

내가 버틸 수 있는 녹는점은 이미 지난지 오래다.


그러나 이제 어렴풋이 보이는 듯 하다.

비록 '어디로' 또는 '무엇을'에 관한 답은 보이지 않지만

내 삶이 무엇을 위함인지 그 목적과 방향을 보이신다.

조금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조금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소망이신 그리고 전부이신 아버지

그 분과 거하는 그곳에서 내 모든 것을 드리는 것

당신의 영광을 위하여 내 작은 것 기쁘게 내어드리는 것

가라시는 곳에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순종하는 것

그렇게 단순한 진리.


주님을 갈망합니다.

당신만을 바랍니다.

나를 붙드소서.

이끄소서.



내가 곧 해야할 밀린 설겆이와 빨래와 집청소

지금 당장해야 할 페이퍼

곧 다시 시작되는 일과 사역들

하나님께서 주신 주변의 이웃들

내 삶은 그렇게 작고 초라할지라도

그 작은 풍경에 당신의 영광의 빛이 스며있을 수 있음은 

기적이다. 사랑이다.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진이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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