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26
이제 두 달 후면 학부를 졸업한다. 이 맘 때가 되면 사람들이 꼭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졸업하면 뭐할 거야?” 졸업생이니 당연히 예상하는 질문이지만, 여전히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딱히 대답할 말이 없다. 그래서 솔직히 대답한다. “아직 잘 모르겠어요. 기도하고 있답니다.”
이스라엘 여행을 다녀와서 바로 정상 생활로 돌아오게 되어 조금 버거웠다. 비록 몸은 피곤했을지라도 10일 간을 현실을 떠나서 정말 마음 편하게 즐겁게 지냈는데, 돌아오니 마치 벼르고 있었다는 듯이 덮치는 현실에 마치 꿈을 꾸다 깬 듯한 기분이다. 그래도 다행히 이번 주가 부활절이 있는 주라서 금요일이 Good Friday였고, 그래서 학교에 안 갔다.
하지만, 비록 학교에 가진 않았더라도, 밀린 과제들, 시험들은 여전히 산적해 있고, 교회 사역과 학교의 일, 그리고 이끄는 단체들의 행사들이 기다리고 있다. 특별히 이번 주 부활절 주일 저녁에는 학교 밖 윔벌리 아파트에 모여 사는 인도, 파키스탄, 네팔 학생들을 찾아가는 R.O.D.(Reaching Out Deeper)가 있다. 지난 발렌타인 데이에 첫 번째 R.O.D.를 가졌다. 또 다음 주 부터는 일본 학생들을 위해 두 가지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
모두가 하나님께서 인도해주시는 일들이다. R.O.D.만 해도 IO(International Office, BSM(Baptist Student Ministry), SASA(South Asia Student Association), KSA(Korean Student Association), ASO(Alpha Sigma Omega)의 다섯 단체가 함께 움직이도록 하나님께서 문들을 열어주셨다. 일본 학생들을 위해 준비 것도 매주 DIP(DBU International Prayer)에서 함께 기도하면서 하나님이 주신 마음에 순종하며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번 학기에만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들, 그 섬세한 손길들을 다 적을 수가 없을 만큼, 놀랍고 신기한 그분의 인도하심 들을 경험했다.
그런데 졸업을 두달 남긴 이 시점에서 갑자기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나를 때렸다. 지금 내가 어찌 될 지도 모르는 마당에 선교는 무엇이며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자꾸만 일들을 벌이지 말라는 차전도사님의 말씀, 내가 학생임을 잊지 말라고 하시는 부모님의 말씀들과 함께 계속 해서 꼬리를 무는 이런 생각들에 나는 자꾸만 회의가 들었다.
그래서였을까 오늘 오후에는 정말 마음이 답답했다. 자꾸 쉬고만 싶고 도망가고 싶고, 아이러니하게도 삶은 점점 풀리고 게을러지고. 그래서 오전에 Youth 아이들을 데리고 Fuse(달라스 청소년 연합운동) 농구 토너먼트에 갔다가 점심에 머리를 깎았다. 집에 돌아와 한 시간 낮잠을 자고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몸을 풀고 천천히 아파트 뒤 호수 공원에서 달렸다. 텍사스에 봄이 오기 시작했는지 잔디가 제법 푸르러지고 꽃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정말 좋은 날씨에 많은 사람이 나와 있었고 얼굴을 감싸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기도했다.
달리기는 나를 단순하게 한다. 모든 것을 벗고 내 몸과 자연이 마주칠 때, 그동안 내가 입고 있던 것처럼 생각해왔던 거짓 옷들을 벗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나, 내가 하던 일, 내가 있는 자리 등 나라고 생각해왔던 모든 신기루들은 흩어지고, 몸뚱어리 하나, 그 단순한 나만 남는다. 그래서 나는 달리기가 좋다. 이는 우리의 존재를 단순한 물질적 차원으로 끌어내림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참된 존재가 무엇인지를 대면하는 정직함이다. 화려한 개인기도, 누구도 보는 사람도 없는 길 위에서 오직 나와 하나님이 동행하는, 나는 이 정직함이 자유로움이 좋다.
R.O.D.를 위해 기도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어둠의 세력을 대적하고 승리를 선포하며 달렸다. 내가 사는 Las Colinas에는 인도사람들이 많아서 공원에 많은 인도사람이 나와있었다. 그들 사이를 뛰면서 보이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했다. 몇 가지 중보기도를 거쳐 이어서 내 미래를 위해 기도했다.
그렇게 나를 위해 기도하는데 성령께서 내 모습을 조명하기 시작하셨다. 어느 순간 또다시 나의 진로라는 현실에 강하게 고정이 되어 있는 내 생각이 보였다. 다시 보니 아버지는 바뀐 것이 없는데 내가 처한 현실이 또 나를 착각하게 하고 내 초점을 빼앗았다. 왜 나는 조급했던가. 나는 무엇을 두려워했던 것인가. 새로 기도를 시작해야 했다.
그래서 찬양을 시작했다. 아버지, 내 삶의 모든 것 되신 주. 그러나 나는 찬양 첫 소절 부터 멈춰야 했다. 그 가사의 고백이 내 고백이 아니었다. 그분이 내 전부, 그 분이 내 기쁨이란 말이 왜 이렇게 어색하지. 아무것도 없던 시절, 아버지 한 분만으로 기뻐하노라고 울며 기쁨과 감사로 드렸던 고백은 다 어디 갔는가. 그 분 앞에 무릎 꿇어 기도할 때면, 그분의 아름다움, 광대하심으로 그분의 누구이심만으로도 얼마나 충만했던가. 그런데 지금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내 안에 온갖 소리들이 가득하다. 수많은 걱정과 생각들로 복잡하다. 그러나 답은 그 안에 없다. 내 아버지, 나는 그분의 음성을 들어야 한다. 가다가 뛰기를 멈추고, 옆의 벤치에 앉았다. 아버지와 조용히 이야기 하고 싶었다. 내 안의 부유하는 온갖 불순물들을 가라앉히고 내면을 침잠하는 시간을 원하시는 것을 깨달았다. 아버지는 다시 나를 깊이 만나고 싶으셨구나.
기도하면서 아버지께 내 삶을 드렸다. 아버지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길을 주님이 기뻐하시는 것을 압니다. 이 중요한 시기에 아버지 말씀을 믿고 모험을 해보고 싶습니다. 주님의 말씀대로 저는 아버지의 나라와 의를 구하겠습니다. 주께서 제 필요한 것을 더해주십시오. 나는 이것이 이토록 치열한 기도인지 몰랐다. 이것이 27살 청년의 졸업을 앞둔 기도라니. 이것이 그가 가진 전부라니. 이토록 대책 없고 어리석어 보이는 걸음이라니...
그러나 믿음으로 이 길을 걷자. 내가 걷는 것이 아님을, 나 혼자 걷는 것이 아님을 느낀다. 이스라엘에서 예수님의 발자취를 좇으며 느꼈던 감정을 다시 한 번 느낀다. 그분에게 비할 수는 없지만, 기쁨과 감사로 충만했던 그 사랑의 걸음을 따르고 싶다. 가자, 그분께.
이스라엘 여행을 다녀와서 바로 정상 생활로 돌아오게 되어 조금 버거웠다. 비록 몸은 피곤했을지라도 10일 간을 현실을 떠나서 정말 마음 편하게 즐겁게 지냈는데, 돌아오니 마치 벼르고 있었다는 듯이 덮치는 현실에 마치 꿈을 꾸다 깬 듯한 기분이다. 그래도 다행히 이번 주가 부활절이 있는 주라서 금요일이 Good Friday였고, 그래서 학교에 안 갔다.
하지만, 비록 학교에 가진 않았더라도, 밀린 과제들, 시험들은 여전히 산적해 있고, 교회 사역과 학교의 일, 그리고 이끄는 단체들의 행사들이 기다리고 있다. 특별히 이번 주 부활절 주일 저녁에는 학교 밖 윔벌리 아파트에 모여 사는 인도, 파키스탄, 네팔 학생들을 찾아가는 R.O.D.(Reaching Out Deeper)가 있다. 지난 발렌타인 데이에 첫 번째 R.O.D.를 가졌다. 또 다음 주 부터는 일본 학생들을 위해 두 가지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
모두가 하나님께서 인도해주시는 일들이다. R.O.D.만 해도 IO(International Office, BSM(Baptist Student Ministry), SASA(South Asia Student Association), KSA(Korean Student Association), ASO(Alpha Sigma Omega)의 다섯 단체가 함께 움직이도록 하나님께서 문들을 열어주셨다. 일본 학생들을 위해 준비 것도 매주 DIP(DBU International Prayer)에서 함께 기도하면서 하나님이 주신 마음에 순종하며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번 학기에만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들, 그 섬세한 손길들을 다 적을 수가 없을 만큼, 놀랍고 신기한 그분의 인도하심 들을 경험했다.
그런데 졸업을 두달 남긴 이 시점에서 갑자기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나를 때렸다. 지금 내가 어찌 될 지도 모르는 마당에 선교는 무엇이며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자꾸만 일들을 벌이지 말라는 차전도사님의 말씀, 내가 학생임을 잊지 말라고 하시는 부모님의 말씀들과 함께 계속 해서 꼬리를 무는 이런 생각들에 나는 자꾸만 회의가 들었다.
그래서였을까 오늘 오후에는 정말 마음이 답답했다. 자꾸 쉬고만 싶고 도망가고 싶고, 아이러니하게도 삶은 점점 풀리고 게을러지고. 그래서 오전에 Youth 아이들을 데리고 Fuse(달라스 청소년 연합운동) 농구 토너먼트에 갔다가 점심에 머리를 깎았다. 집에 돌아와 한 시간 낮잠을 자고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몸을 풀고 천천히 아파트 뒤 호수 공원에서 달렸다. 텍사스에 봄이 오기 시작했는지 잔디가 제법 푸르러지고 꽃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정말 좋은 날씨에 많은 사람이 나와 있었고 얼굴을 감싸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기도했다.
달리기는 나를 단순하게 한다. 모든 것을 벗고 내 몸과 자연이 마주칠 때, 그동안 내가 입고 있던 것처럼 생각해왔던 거짓 옷들을 벗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나, 내가 하던 일, 내가 있는 자리 등 나라고 생각해왔던 모든 신기루들은 흩어지고, 몸뚱어리 하나, 그 단순한 나만 남는다. 그래서 나는 달리기가 좋다. 이는 우리의 존재를 단순한 물질적 차원으로 끌어내림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참된 존재가 무엇인지를 대면하는 정직함이다. 화려한 개인기도, 누구도 보는 사람도 없는 길 위에서 오직 나와 하나님이 동행하는, 나는 이 정직함이 자유로움이 좋다.
R.O.D.를 위해 기도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어둠의 세력을 대적하고 승리를 선포하며 달렸다. 내가 사는 Las Colinas에는 인도사람들이 많아서 공원에 많은 인도사람이 나와있었다. 그들 사이를 뛰면서 보이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했다. 몇 가지 중보기도를 거쳐 이어서 내 미래를 위해 기도했다.
그렇게 나를 위해 기도하는데 성령께서 내 모습을 조명하기 시작하셨다. 어느 순간 또다시 나의 진로라는 현실에 강하게 고정이 되어 있는 내 생각이 보였다. 다시 보니 아버지는 바뀐 것이 없는데 내가 처한 현실이 또 나를 착각하게 하고 내 초점을 빼앗았다. 왜 나는 조급했던가. 나는 무엇을 두려워했던 것인가. 새로 기도를 시작해야 했다.
그래서 찬양을 시작했다. 아버지, 내 삶의 모든 것 되신 주. 그러나 나는 찬양 첫 소절 부터 멈춰야 했다. 그 가사의 고백이 내 고백이 아니었다. 그분이 내 전부, 그 분이 내 기쁨이란 말이 왜 이렇게 어색하지. 아무것도 없던 시절, 아버지 한 분만으로 기뻐하노라고 울며 기쁨과 감사로 드렸던 고백은 다 어디 갔는가. 그 분 앞에 무릎 꿇어 기도할 때면, 그분의 아름다움, 광대하심으로 그분의 누구이심만으로도 얼마나 충만했던가. 그런데 지금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내 안에 온갖 소리들이 가득하다. 수많은 걱정과 생각들로 복잡하다. 그러나 답은 그 안에 없다. 내 아버지, 나는 그분의 음성을 들어야 한다. 가다가 뛰기를 멈추고, 옆의 벤치에 앉았다. 아버지와 조용히 이야기 하고 싶었다. 내 안의 부유하는 온갖 불순물들을 가라앉히고 내면을 침잠하는 시간을 원하시는 것을 깨달았다. 아버지는 다시 나를 깊이 만나고 싶으셨구나.
기도하면서 아버지께 내 삶을 드렸다. 아버지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길을 주님이 기뻐하시는 것을 압니다. 이 중요한 시기에 아버지 말씀을 믿고 모험을 해보고 싶습니다. 주님의 말씀대로 저는 아버지의 나라와 의를 구하겠습니다. 주께서 제 필요한 것을 더해주십시오. 나는 이것이 이토록 치열한 기도인지 몰랐다. 이것이 27살 청년의 졸업을 앞둔 기도라니. 이것이 그가 가진 전부라니. 이토록 대책 없고 어리석어 보이는 걸음이라니...
그러나 믿음으로 이 길을 걷자. 내가 걷는 것이 아님을, 나 혼자 걷는 것이 아님을 느낀다. 이스라엘에서 예수님의 발자취를 좇으며 느꼈던 감정을 다시 한 번 느낀다. 그분에게 비할 수는 없지만, 기쁨과 감사로 충만했던 그 사랑의 걸음을 따르고 싶다. 가자, 그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