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23
문득 엄마의 손이 생각났다. 고등학교 2학년 때였던 것 같은데, 어느 날 어머니와 교회에 갔었다. 교회의 지하에는 작은 예배실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낡은 피아노가 있었다.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무엇인가를 함께 기다리는 중이었고, 어머니는 피아노 앞에 다가가시더니 그 앞에 앉으셨다. 마치 소중한 것을 추억하시듯 천천히 피아노를 만지시던 어머니. 그리고 나는 처음 들었다. 어머니 손끝에서 흘러나오던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중간 중간 기억을 더듬는 흔적에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생각이 났다. 어머니는 처녀 시절에 피아노를 가르치셨다고 했다. 그때야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어머니의 이 말씀에 담긴 세월과 마음을 겨우 인지하기 시작할 수 있었다. 연주가 끝나고, 어머니는 부끄러우신 듯 ‘손이 이젠 많이 굳었네.’라며 아무렇지도 않게 피아노를 떠나셨다.
아버지와 자전거를 타던 기억이 났다. 대학교 시절, 손수 자전거 가게를 여신 아버지는 어머니와 나, 경웅이에게 아주 비싼 좋은 자전거를 하나씩 주셨다. 손님의 자전거 중에 자꾸 기어에서 소리가 나 속을 썩이는 녀석이 있었는데, 어느 날 밤에 우리 가족은 이놈을 데리고 동네 뒤에 있던 산 밑의 언덕으로 갔다. 아버지께서 기어를 만지면 나와 경웅이는 달리고, 아버지는 멀리서 기어 바꿔봐~ 아직 소리가 나니~ 이렇게 소리치셨다. 자전거를 성공적으로 고쳤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날 밤에 아버지와 경웅이와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즐겁게 달리던, 그 시원한 여름 밤 공기가 생생하다. 아버지는 젊을 적에 사이클 선수셨다고 했다. 당시 오토바이보다도 비쌌다던 자전거를 사신 아버지는 방에다 그 자전거를 걸어놓고 아무도 만지지 못하게 했다고 떠올리시며 웃으시곤 했다. 아버지는 늘 자전거를 싣고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고 싶어하셨다.
오늘 아침, 문득 반찬가게의 고된 일에 많이 붓고 굳으셨을 엄마의 손, 무거운 반찬과 재료들을 나르시며 딱딱해졌을 아버지의 다리가 생각났다. 언젠가 화창한 하늘 아래 아버지와 경웅이와 자전거를 잠시 세우고 시원한 나무 그늘과 물로 땀을 식히고 싶은, 어느 날 따뜻한 오후에 어머니께서 연주하시는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낮잠에서 깨고 싶은 그런 작은 바람이, 그렇게 문득 찾아왔다.
아버지와 자전거를 타던 기억이 났다. 대학교 시절, 손수 자전거 가게를 여신 아버지는 어머니와 나, 경웅이에게 아주 비싼 좋은 자전거를 하나씩 주셨다. 손님의 자전거 중에 자꾸 기어에서 소리가 나 속을 썩이는 녀석이 있었는데, 어느 날 밤에 우리 가족은 이놈을 데리고 동네 뒤에 있던 산 밑의 언덕으로 갔다. 아버지께서 기어를 만지면 나와 경웅이는 달리고, 아버지는 멀리서 기어 바꿔봐~ 아직 소리가 나니~ 이렇게 소리치셨다. 자전거를 성공적으로 고쳤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날 밤에 아버지와 경웅이와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즐겁게 달리던, 그 시원한 여름 밤 공기가 생생하다. 아버지는 젊을 적에 사이클 선수셨다고 했다. 당시 오토바이보다도 비쌌다던 자전거를 사신 아버지는 방에다 그 자전거를 걸어놓고 아무도 만지지 못하게 했다고 떠올리시며 웃으시곤 했다. 아버지는 늘 자전거를 싣고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고 싶어하셨다.
오늘 아침, 문득 반찬가게의 고된 일에 많이 붓고 굳으셨을 엄마의 손, 무거운 반찬과 재료들을 나르시며 딱딱해졌을 아버지의 다리가 생각났다. 언젠가 화창한 하늘 아래 아버지와 경웅이와 자전거를 잠시 세우고 시원한 나무 그늘과 물로 땀을 식히고 싶은, 어느 날 따뜻한 오후에 어머니께서 연주하시는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낮잠에서 깨고 싶은 그런 작은 바람이, 그렇게 문득 찾아왔다.